겸손한 청원 <마태 15, 21-28>

무엇을 청하는 사람은 무릎을 꿇어 청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겸손과 온유의 정신으로 청하지 않으면 들어줄 것도 들어주지 않으며 거절당하기 쉽습니다. 오늘 가나안 여인의 끈덕진 청원은 주님의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님의 냉정한 반응에 더욱 겸손한 자세로 청하여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하며 마귀들린 딸을 구원하였습니다.

기도해서 안 들어주시면 원망하고 주님은 나만 고통 속에 살게 한다고 원망을 하는 한 기도의 효과는 없습니다. 믿음과 희망을 품고 겸손하게 청하는 기도는 다 들어주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죄를 넘어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야 저 피안의 세계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만나고 우리의 청원이 이루어집니다.

주님은 자비와 사랑을 가지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주님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이 주님을 만나고 치유의 은총을 충만히 받게 됩니다.

우리 수도원에 걱정거리가 있어 기도하러 오는 사람이 기도의 효과를 보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은 행복해 보입니다.

사람의 말은 그 자체에 힘이 있습니다. 주님이 무화과나무를 저주하니 나무가 말라죽었듯이 주님의 말씀 한마디가 죽은 사람을 살리시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십니다.

어제저녁에 갑자기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 있어 끝 기도를 들어가지 않고 내 방에 들어가 혼자 기도하고 마음의 상처를 아빠스님께 솔직하게 말하고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는데 아빠스님이 들어오시어 이런 말 저런 말을 하면서 위로를 했습니다. 치유를 받고 아침 일찍 일어나 성체 앞에 나가 저의 교만한 마음을 치유해주시기를 청하니 모든 것이 얼음 녹듯이 녹아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주님! 저의 청하는 바를 겸손하고 온유하게 청하고 자존심에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이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