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이 따라 하지 마세요. <마태 14, 22-36>

어떤 사람이 깜짝 놀랄만한 재간을 부리는 것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고 따라 하다가 넘어지고 깨지고 부러지는 불상사를 당하기 쉽습니다.

오늘 복음에 베드로 사도는 따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따라 하다가 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에게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시며 손을 잡아 배에 오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심 서적 한두 권 읽고, 영성가가 되지 못하고 2~3년 신학 공부하고 신학자가 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따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따를 수 있습니다. 겉모양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속 모양을 따라야 합니다.

저는 한참 신앙생활에 열을 올릴 때 성인 전을 읽고 성인처럼 사는 것이 고심 극기, 내 몸에 고통을 가하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로 여기고 반찬도 없는 음식을 먹고 굶는 것이 최상이고, 어느 날 군화 속에 자갈을 넣고 학교를 걸어서 가면서 나중에는 발바닥이 피가 나고 상처가 생겨도 즐기다가 걸음을 걷지 못해서 학교에 가지 못 한 적도 있었습니다.

봉사나 섬기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고 분에 넘치게 하다가 지쳐서 고해 신부님에게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하니 지게를 진 사람이 짐을 너무나 많이 실으면 일어날 수 없어서 짐을 나를 수 없다고 하시며 무지하게 봉사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주님을 완전히 따르려는 사람은 바오로 사도의 에페소서 3장 14-19를 참조하면 하느님의 영을 충만히 받고, 믿음을 통하여 주님이 자신 안에 머무르시게 하고, 주님께 대한 희망과 사랑을 기초로 하느님의 온갖 충만함으로 충만해져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오랜 기간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 영의 은총과 사랑의 힘으로 주님을 완전히 따라 살 수 있습니다. 피상적 신심, 모방적 신심, 외적인 신심이 아니라 하느님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꽉 찬 신심으로 주님을 완전히 따라 살 때 무엇이든지 가능하며 성취됩니다.

풋 열정이나 성숙하지 못한 열정이 아니라 익고 성숙한 열정으로 주님을 따르도록 숙련과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며 살아, 실수 없이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를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