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마태 14, 13-21>

기도의 내용대로 하느님은 이루어주십니다. 그러나 때로는 먹을 것이 없어 고통을 당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 빵의 기적은 매일 일어나지만,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합니다.

이번 휴가 기간 모든 것 다 좋았지만,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라 어느 날 아침은 상당히 괴로운 날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새로운 휴양지로 떠나려고 아침밥을 먹지 않고 출발했습니다. '적당한 곳에서 먹지'하고 떠났지만 먹을만한 곳이 없어 9시가 넘으니 아침마다 7시경에 식사하던 습관으로 몹시 시장하고 아침 약도 먹어야 하는데 배고프고 힘이 없어 고생하다 들른 식당에서 요기를 하였지만 맛이 없었습니다. 수도원 식당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 끼도 참지 못하고 힘이 드는데 굶는 것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굶주리는 사람 위해 기적을 행하신 주님과 같은 기적을 행해야 합니다. 미국의 한 소년이 백혈병으로 죽어가면서 "소원이 무엇인가?" 하니 차를 타고 가다가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노숙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이라고 하여 이 소문이 퍼지며 많은 후원자의 덕으로 수십만의 노숙자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대대적 행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구 대명동에 있을 때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한 달 동안 영세민 급식소를 본당 신자들이 운영하면서 하루 한 끼 노숙자, 외로운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던 일, 둘째는 본당 25주년 행사를 위해 모금한 1,000만 원가량의 돈을 그해 상주 지방에 대홍수가 나서 본당 행사를 다 취소하고 상주 본당과 함창 본당에 각각 나누어 주었던 일입니다.

아침을 늦게 먹은 다음 날 아침을 제때에 먹으려고 편의점에 들리니 먹거리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햇반, 어묵, 칼국수 등등. 더운물만 있으면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지. 저는 빵 하나, 커피 한 잔, 우유 하나 들고 아침을 해결하고 약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먹거리 천지, 돈만 있으면 굶지 않고 때를 이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오늘 사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기적입니다.

그래도 굶고 영양실조에 걸려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또 다른 나눔의 기적으로 굶주리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