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갈 수 없는 사람 <루카 10, 1-12. 17-20>

우리는 미사 전례 때 “주님과 함께” 인사말을 나누며 목적지를 향해 함께 해야 하지만 함께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도 평화의 인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곳에서는 발의 먼지까지 털고 나오라고 하십니다.

저는 십여 군데 본당 신부로 사목하다 단 한 곳에서 발의 먼지를 털고 인사 발령을 기다리지 않고 청하여 본당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주님도 유다와 결국은 함께할 수 없어 떠나보내고 떠나셨습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 할 수 없을까요? 이는 시편 1장에 선과 악의 길에 서로 어울릴 수 없다고 하였듯이 악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사람과는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선한 사람이 악한 사람과 어울려 악을 저지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선물을 주어도 받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선을 악으로 갚는 사람, 진주를 돼지우리에 던져 주는 사람, 평화를 주려는데 평화를 거절하는 사람, 전쟁 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 등과는 함께할 수 없습니다.

거짓과 추한 것을 추종하는 사람, 시기와 질투를 하면서 거짓말로 남을 상처 주는 사람, 부정적 생각으로 다른 이를 나쁘게만 판단하는 사람, 고소 고발을 일상 생활화하는 사람, 막말하고 절교 선언을 하는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합니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 있지만 물을 먹게 하지 못합니다. 말의 마음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을 억지로 할 수 없고 서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푸는 길은 대화와 기도의 삶입니다.

하느님과 함께하려는 사람은 기도의 삶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은 나만 이렇게 못살게 고통을 주시네.” 하고 말을 하는 사람은 기도가 절대로 필요합니다.

둘째는 나를 너 안에서 찾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자기 안에서만 찾으려는 사람은 이기심이 가득한 사람으로 다른 이와 어울리지 못합니다. 너의 입장에서 나를 보는 사람은 누구와도 함께 합니다.

셋째는 너 안에서 나를 보는 사람은 너 안에서 내가 죽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사람은 하느님 안에 자신을 찾으려면 주님이 돌아가심으로써 우리 안에 살아 계심 같이 너 안에 죽지 않고는 서로 하나 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다고 하신 오늘의 말씀은 바로 주님의 일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 사람이 없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저는 오늘도 주님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삶을 통해 모두가 함께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