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들과 함께 사는 것 <마태 9, 9-13>

진, 선, 미를 따라 살아야 함은 지극히 합당한 일이지만 불완전한 인간은 진리를 거스르고 선을 저버리고 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사회 지도자로 바르게 사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보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누구도 이런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죄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귀한 인간성을 상실합니다.

여기서 벗어나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 위하여 주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님은 죄인을 부르시고 죄인들 안에 어울리고 그들을 저 높은 곳으로 인도합니다.

작은아들의 비유 속에 숨어있는 참 진리는 하느님은 죄인을 측은히 여기시며 회개의 날을 기다리신다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돌아온 아들을 얼싸안고 잔치를 벌이셨습니다.

오늘날 미사가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자비를 구하는 기도로 시작하고 자비를 베풀어 주십니다. 어느 날 "저 같은 죄인이 거룩한 미사에 감히 참석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당신 같은 사람 위하여 미사 전례가 있습니다."

자비를 구하고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려 하고 주님의 생명 잔치에 참례하는 것이 구원의 시작입니다.

어제 종신서원 준비하는 수사님들과 부산에 나들이를 갔습니다. 용호동 오륙도 앞 나환자촌에서 40년 전 피정지도 할 때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동네였는데, 지금은 SK 아파트 가장 값이 나가는 아파트로 변신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그곳에 가서 작은 회상을 했습니다. 제가 나환자촌을 방문한 곳 중에 가장 힘이 들고 보람을 느낀 곳이 용호동 나환자촌이었습니다. 그 후 소록도 두 번, 구포 낙동강 옆 환자촌, 일광의 루카원, 함창의 두 곳 삼청동, 용봉 나환자촌. 그들과 아울러 강론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스도 제자들은 부자나 권력자나 명예로운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난하고, 미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과 어울려 그들의 신분을 상승시켜주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해주는 삶이어야 합니다.

“사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오지 않고 죄인을 부르러 왔다.” 오늘 상담을 청하는 사람이나 일부러 서울에서 불러 내린 사람과의 대화는 나의 사명을 완수하는 것입니다.

"주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오늘 상담자들에게 희망을 주소서. 간절히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