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안에 공평함 <마태 8, 23-27>

하느님은 우주 만물을 초월하여 계신 분으로 만물은 하느님 앞에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하늘과 땅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고 주님의 것을 공평하게 분배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은 차별을 두지 않고 창조한 모든 것을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바람과 호수가 주님에게 순종하고 자연이 주님의 뜻대로 움직입니다.

어떤 분이 세상의 고민을 다 안고 저에게 “하느님은 저에게만 고통을 주실까요?” 하며 한탄하다가 "하느님의 능력 안에 꼭 안기고 싶어요." 하기에 "하느님은 당신을 언제나 품고 계십니다. 우리는 공기에 둘러싸여 있어 숨을 쉬고 생명을 유지합니다. 저 하늘 태양의 힘이 이 땅에 생명을 살리는 힘을 주시어 나는 살고 있으며, 온 땅에서 생명에게 필요한 먹거리를 생산함으로 나는 생명을 유지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뿐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물 안에 살고 있으니 하느님께 속하고 하느님 안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은 당신을 품고 있는데 무엇을 더 바랍니까?"

이 모든 것은 부자나 강한 사람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똑같이 생명에 대한 평등성을 드러내십니다.

하느님을 믿고 충실한 사람은 하늘의 하느님 뜻이 땅에 사는 모든 피조물에게 평등성을 지닌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비유 말씀 중에 아침에 온 사람, 저녁에 온 사람 모두에게 한 탈렌트를 지불하시는 공평성을 말씀하시며 이 일은 나의 일이라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오늘 자연의 현상을 다스리시는 분이 공평하심같이 공평한 삶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에 살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수도원 지하 성당에 50여 명의 선배 수도자, 후배 수도자 영정 사진을 보면서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모두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걸려있고 황금빛이나 은빛이나 동빛으로 장식하지 않고 모두가 같은 액자에 들어가 공평하게 걸려있는 모습에서 죽으면 모두 같은 모양으로 현존함을 느끼게 합니다.

나도 어느 날 영정 사진 하나 남겨놓고 떠나야 할 지극히 평범한 존재임을 깨닫고 삶도 평범하고 공평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