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을 위하여 무릎을 꿇다. <마태 8, 5-17>

오늘 백인 대장이 자기 종을 위해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간청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의 행위입니다. 또한, 그의 겸손한 말은 미사 전례 때 성체를 배령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사람이 능력을 갖추고 힘이 있어야 함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한 것입니다.

사회 복지 활동하는 사람들은 자기를 위해 모금하거나 자기 주머니를 채우려는 것이 아니라 또한, 어떤 공명심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구원받을 일을 위해서입니다.

백인 대장은 자신의 배려와 사랑으로 자신을 낮추며 믿음으로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가거라. 네가 믿는 대로 될 것이다.” 우리도 겸손한 믿음으로 우리 주위의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다가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은 교황님으로부터 각 지역의 교회 지도자, 주교, 사제, 수도자들입니다. 우리는 우리와 사랑의 관계를 맺은 이들에게 얼마나 큰 관심과 사랑으로 돌보고 있는가? 자기 권위만 세우려 하고 자기 편리한 대로 판단하면 약한 사람은 살아날 길이 없습니다.

윗자리는 봉사와 나눔과 친교를 위해서 있으며 짐을 지워주는 일을 하는 자리입니다. 섬김을 받고 얻기만 하고 고독하게 사는 사람은 자기 외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으며 강하고 억센 사람입니다.

윗자리에 있는 사람은 낮은 자리로 내려오고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사정을 깊이 알아보고 그 상응한 일에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주님은 자기를 배반하고 곧 팔아넘기려는 유다에게 끝까지 "이 배신자야!" 하지 않으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허락하셨습니다.

악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악을 행하려는 사람을 너그럽게 대하시는 주님의 행동은 오늘 교회가 지나친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신자들의 자기 의견에 반대나 비난의 소리에 민감하여 강단에서 그런 신자를 고발하고, 야단치고, 분노하는 모습은 배려와 사랑이 없는 행위이며 주님의 길이 아닙니다.

저의 본당신부 때 큰 실수는 성당에 어린이를 데리고 와서 아이가 우는데도 성당 안에서 서성거려 미사 전례 중 “아이 울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세요.” 한 말로 그 여인을 냉담하도록 한 것이 후회됩니다. 그 후 미사 때 유아 방을 만들어 모두가 편하게 전례 참석을 하도록 하였지만, 그 날을 생각하면 40년이 지난 오늘까지 죄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저는 자기 권리나 힘을 믿고 약한 이를 부끄럽게 하는 행동을 앞으로 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더 나은 봉사와 나눔과 친교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