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왜 그 길을 가시오? <마태 7, 6. 12-14>

그 길은 험하고 어렵고 힘이 드는 길인데 그보다 안전하고 편하고 힘 안 들이고 갈 길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저도 잘 알고 있지만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주님이 이르셨기에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자기 안락을 위하여, 세상에 대한 책임을 면하고 적당한 사회적 대우를 받을 수 있기에 그 길을 가는 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칠 남매 중 장남이었습니다. 수도원과 신학교를 가려고 하니 아버지께서 노발대발하여 혼자 편하려고, 가족을 책임지지 않으려고 가출하고 집을 떠난다고 야단을 치셨습니다. 하루는 친구분에게 아들 만나러 신학교 간다고 하니 그 어려운 길을 가는 아들을 높이 본다는 소리를 들으시고 저를 찾아오시어 "장한 내 아들" 하시면서 행복해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찾아보시고 2년 후 세상을 떠나시며 무거운 짐을 나에게 넘기려 하셨습니다. 고민하는 중 저를 지도하시는 분이 "당신이 사제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12 고개인데 겨우 하나 앞에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한 고개를 넘고 또 다른 고개 12 고개를 넘어 수도 사제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넘어야 할 고개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20 고개는 더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 80이 넘으면 할 일 하고 나를 챙기며 살아야 하는데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요사이 일반적 만남이 아니라 구체적 만남을 통하여 해주려고 하니 어려움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지나친 욕심이라고 하지만 외적으로 내적으로 고통 중에 있는 사람과 함께하려니 그 사람의 고통이 내 고통이 되며, 그의 짐이 내 짐이 되어 나를 억누르지만, 그 길을 가라고 주님은 매일 십자가를 지워주십니다. 그 길이 우리가 모두 생명의 길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오늘도 생명을 얻기 위해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십자가를 지시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신 주님께 기도합니다. 저는 너무나 무능한 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