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전통 <마르코 7, 1-13>

어떤 전통은 사람의 자유와 평화와 기쁨을 빼앗아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행복한 삶을 사도록 하는 아름다운 전통도 있습니다.

설 명절을 지내면서 차례를 준비하고 온 가족이 둘레둘레 모여 음식을 나누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전통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화목과 일치를 위하여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전통을 빙자하여 준비하는 사람을 혹사한다면, 너무 많은 음식을 준비하느라고 고생하는 주부들을 생각하면 안쓰럽습니다.

제사상을 차리는 방법부터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친 격식보다 실질적 필요성을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미사도 전통에 의해 아름답고 거룩한 공동체의 화목과 일치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제단에 선 사람들의 멋이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행하는 전례 행위는 전례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제 후임으로 농촌 운동을 하시던 신부님이 외딴곳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수십 년을 사시는데 그분의 말년에 찾아가 보니 미사 드리는 흔적이 없어 미사를 드리느냐고 물으니 드린다고 하셨습니다. "땅은 제단이요, 내 몸은 희생 제물이요, 가을의 결실은 기쁨이며 결실을 나누는 것은 사랑이라고 하며 "저는 하느님께 자연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찬미 찬송의 삶을 산다."고 하는 말에 부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구약의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봉헌하는 제단, 멜기세댁의 제사, 로마 카타쿰바 동굴에서 교회가 300년 숨어서 미사를 드리는 광경을 상상하며 본질보다는 습성이나 습관이 제도를 만들어 여러 가지 절차를 만들어 놓은 오늘의 전례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사이 미사 수건 쓴 사람, 안 쓴 사람이 성당에서 미사 하는 광경은 혼란스럽게 느껴집니다. 형식적 관념에서 벗어나 더 아름다운 전통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미사 수건 없어도 전례가 아름답게 되는 전통의 시대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저는 더 접근하기 쉬운 전통, 오늘 이 시대에 적응하는 전통, 모든 사람이 구원의 의미를 깨닫고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