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상 <요한 21, 1-14>

음식은 나눔으로 정이 생기고 서로 어울림으로 하나가 됩니다. 주님은 부활하시기 전이나 부활하신 다음이나 제자들과 잔칫상을 차려놓고 음식을 나누는 것을 사랑의 본질로 여기셨습니다. 잔칫집에 술이 떨어졌을 때도 첫 번째 기적을 행하시고 오늘 잔칫상을 차리려고 물고기의 기적을 통해 제자들과 음식을 나누면서 부활의 기쁨을 나누셨습니다.

초대 교회 때부터 신자들의 공동체는 서로 가진 바를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나눔의 정신을 충실히 실천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로 있을 때 저는 잔치 좋아하는 신부로 이름이 났는데 축일 때 음식을 푸짐하게 하여 나누어 먹는 시간이 교우들과 친교를 가지고 한마당 어울리는 것으로 본당 공동체의 일치를 도모하였습니다. 저는 교회의 본질은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는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없이 나누어 가지는 공동체가 서로를 알고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사랑채에 언제나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놓고 지나가는 나그네를 대접하는 아름다운 관습이 있었습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때마다 당신의 몸과 피를 나누어 주시는 주님의 삶은 부활하시어 우리를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사시는 참사랑의 모습입니다. 우리도 그런 사랑을 하기 위하여 각기 자기의 것을 나누고 사랑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나눌 수 있다는 것, 나눌 것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는 먹지 않아도 나누어 받지 않아도 모두가 즐겁게 나누어 먹고 마시는 것을 보면 행복해집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은 제자들에게 불을 준비하고 빵을 준비하고 고기잡이를 하고 돌아오는 이들에게 먹이고 마시게 함으로 행복하였듯이 우리도 무엇을 나누고 잔칫상을 벌여 놓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지를 알고 나눔의 정신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