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요한 12, 1-11>

성주간 월요일은 비움에 대하여 묵상하면서 무엇을 얼마나 비워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하는 시간 가져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마리아가 여자들이 가장 아끼는 향유를 전부 주님의 발에 붓고 여자들이 잘 가꾸는 머리카락으로 발을 씻어 드림으로 자기를 비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비움을 모르는 배신자 유다는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서 주머니를 채우려고 하였습니다.

또한, 시기심으로 가득 찬 수석 사제들은 주님을 죽이려고 결의를 하였다고 합니다.

주님의 고난에 참여하려면 우리 스스로 비움으로 시작해야 충만한 성령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에 동참하고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려면 자신을 비우는 시간이 오늘입니다. 사랑하려는 사람은 자기를 비우지 않으면 사랑하지도 못 하고 사랑을 받지도 못 합니다. 자기 것 다 챙기고 나머지만 주려고 하면 정성도 없고 쓰레기 같은 것을 주는 사람이 됩니다.

오늘은 주님 십자가의 희생을 마음 깊이 새기며 주님께 드리는 가장 귀한 것을 돌려 드리는 시간이 되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비우지 않으면 진정한 나를 내 안에서 만나지 못 합니다. 순수한 나를 찾기 위하여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비우므로 욕망이나 인간적 모든 것이 벗겨져야 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가장 귀한 것은 자기 자신 외 다른 것이 아닙니다. 유다처럼 가난한 이들을 빙자해서 자기 주머니를 채우려 하든지, 사제들 모양 자기 존경과 자기 명성을 채우려 하면 순수성을 잊어버립니다.

오히려 우리는 자기를 완전히 비우고 성령으로 충만한 하느님의 은총으로 가득 채워 순수한 제물로 자기를 봉헌하는 준비의 날입니다.

주님은 자신을 완전히 비우시고 십자가의 향기로운 꽃이 되어 열매를 맺듯이 우리도 십자가상에 귀한 열매 되어 나 자신과 각기 속한 공동체의 거룩한 결실을 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