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을 뜬 사람. <요한 9, 1ㅡ41.>

몸의 눈이 보이지 않아도 마음의 눈을 뜨고 사는 사람은 불편 없이 살아갑니다. 반대로 몸의 눈이 잘 보여도 마음의 눈이 어두우면 보는 것이 보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 헤맵니다.

몸이 성해도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은 몸을 상하게 합니다. 건강한 육체 안에 건강한 정신이란 말이 있지만,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육체도 건강하지 못합니다. 마음이 고르지 못하고 감사와 찬미를 잊은 사람, 마음이 여유가 없어 사랑하지 못 하는 사람은 모두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 하고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보는 이들은 눈먼 자가 되게 하리라” 이는 성한 눈을 망치겠다는 말씀이 아니라 성한 눈을 가지고 마음의 눈이 어두우면 보지 못하는 사람과 같다는 말씀입니다.

얼마 전 아빠스님과 서울 갔다가 왜관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여행용 가방을 끌다 차 문 앞에서 내가 잘못하여 쓰러졌는데 그 자리에 있던 여자가 다리를 약간 다쳐 아프다고 하여 "미안합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하며 웃으면서 “저는 오늘 취직이 되었어요.” 행복한 웃음을 웃으며 차에서 내렸습니다. 저는 그 얼굴에 미소와 약간의 고통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마음이 행복하면 육체적 고통도 극복할 수 있구나.' 생각하였습니다. 합격한 기쁨을 마음에 안고 기쁨을 표현하지 못하다가 알지 못하지만 스쳐 가는 우리를 보고 자랑하며 돌아가는 모습에서 마음에 눈을 뜬 사람은 무엇이든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만일 취직 시험에 떨어진데다가 그런 일을 당하면 화풀이를 하였을 것입니다.

저는 믿음으로 주님과 함께 있으면 눈이 보이지 않아도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밖에서 오지 않고 자기 안에서 우러나옵니다.

마음의 눈을 뜨고 있으면 보이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느끼고 넓은 바다가 모든 것을 받아들이듯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형제를 하느님의 모상으로 보고 진실과 사랑으로 대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