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뒤에 영광 <마르코 8, 27ㅡ33.>

세상에는 수고 없이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주님을 그리스도라 말하고 주님의 고난을 말하니 아니라고 부정합니다. 우리는 쉽게 영광을 얻으려고 하고 수고도 없이 공짜로 얻으려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땅을 땀 흘려 파지 않으면 씨앗을 심을 수 없고 가꾸지 않으면 결실을 얻을 수 없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구세주 그리스도로 남기 위하여 십자가의 고난이 있어야 합니다. 사탄이 인류 시작에도 금한 실과를 힘 안 들이고 먹고 하느님이 된다고 유혹하였듯이 수고도 하지 않고 영광의 자리를 탐하는 사람은 사탄의 생각이라고 말씀하시며 사탄을 물리치라고 하십니다.

어제 청원자에게 강의하면서 "우리가 이 수도생활을 잘 마치기 위하여 봉헌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어디까지 실천해야 할까요?" 물으면서 이런 해답을 주었습니다.

순명도 청빈도 정결도 어느 정도까지 만이 아니라 죽기까지 순명하고 죽기까지 청빈하고 죽기까지 정결해야 합니다. 주님은 십자가에 죽기까지 아버지에게 순종하셨고 죽음으로 당신의 피와 물을 모두 이 땅에 부으시고 세상 끝나는 날까지 성체성사 안에 살아계십니다.

주님을 우리의 구세주 그리스도로 인정하는 사람은 말만이 아니라 주님과 같이 십자가의 고난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우리의 참 신앙은 우리에게 오신 주님이 참 하느님이신 것을 믿고 고백하려면 바로 십자가의 자신이 주님과 함께 있어야 참 신앙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로만 고백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주님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십자가 없는 주님이 아니라 주님의 십자가에 함께 달리지 않고 바라보는 주님이 아니라 주님의 삶을 살아서 주님이 참 그리스도임을 증명하는 신앙이라야 변함없는 신앙고백입니다.

오늘 그리스도 신자들이 주님의 십자가 뒤에 숨어서 어부지리로 얻어지는 믿음의 삶이 아니라 고난과 십자가를 지고 고난 뒤에 얻어지는 참믿음을 가지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