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은 일정한 시간이나 장소에서가 아니고 필요로 하는 시간, 장소에서 행하는 것입니다. 성당이나 일정한 시간에만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되는 장소나 시간도 없습니다. 오늘 사람들이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치유하려 하니 안식일이라고 주님의 선행을 고발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때와 장소 없이 구원을 청합니다.

적십자는 전쟁터에서 적군이든 아군이든 상처 입고 고통 중에 있으면 돌보아야 합니다. 예전에 불교의 스님이 적선을 구하니 "나는 천주교 신자이니 도울 수 없다."고 거절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런 편견에서 우리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북쪽에서 영양실조로 병들고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햇볕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필요로 하니 손을 펴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리 수도원은 나진 선봉에 병원을 지어 주고 가톨릭이란 간판을 걸고 병자를 돌보고 있는데 이는 선을 행하는데 어떤 차별도 없다는 증거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도 하나의 선례입니다. 곤경에 빠진 사람은 누구나 구원을 받아야 합니다. 미워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죽음을 앞둔 사람을 무관하게 대하는 사람은 사람의 도리를 거부하는 사람이고 참 그리스도의 사랑을 거부하는 사람입니다.

선을 행하는데 체면, 법, 때를 따지는 사람은 사람이 죽은 다음에 약을 처방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내가 필요한 사람에게 선을 행하면서 인간의 도리를 다해야 합니다.

오늘 저는 때에 따라, 장소에 따라 선을 행하려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선행은 정한 때가 없다는 것을 깨우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