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것 <마르코 1, 14ㅡ20.>

오늘 복음에 주님이 제자들을 부르시고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들은 아버지, 삯꾼들, 일터인 배까지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섰다고 합니다. 우리는 진리를 따르기 위하여 버려야 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거짓된 진리, 참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옳지 않으면 빨리 버려야 합니다.

어제 새터민을 가장하여 간첩으로 넘어온 사람이 직업 이상으로 사상적으로 무장되었어도 이북 공산당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여 북쪽의 나라를 버리고 가족도 버리고 잘못된 사상을 버리고 전향한 말을 들으면서 버려야 할 것은 이것뿐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 데 방해되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사람도 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야 할 일이 있습니다. 출가하는 사람, 수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도 버리지 않으면 자유스러운 수도승적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오래전에 저는 집을 나서면 처음에 찾는 것은 담배였습니다. 또 길을 나서면 술을 찾아 마시려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술도 담배도 버리고 오직 하느님만 있으면 만족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어제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 욕을 먹었지만 버려야 할 것을 버리고 아침에 일어나 깊이 생각하니 나 자신이 자존심을 버리면 되는 것을 이것을 버리지 못하면 원망, 복수심이 일어나 주님을 따르는 저에게 방해되므로 나를 버렸습니다.

나를 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주님을 따르기 위하여는 자신을 버리지 않고서는 따를 수 없으며 버려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주님 십자가 밑에서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며 "주님이 십자가 상에서 피와 물을 버리시고 인간적 체면과 몸 전체를 버렸듯이 저 자신을 낮추어 저도 십자가에 달리게 하소서." 제 존재의 마지막은 전에 없었듯이 없는 자로 사는 것입니다.

주님! 버릴 것이 없는 자 얼마나 깨끗한 삶인 것을 알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본래 없었던 자이기 때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