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어야 할 것은 빵만이 아니다. <요한 6,1ㅡ15.>

오늘 우리는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 해도 오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배불리 먹고 나머지가 열두 광주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빵의 기적은 비록 빵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나누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합니다. 아침저녁 들려오는 온갖 소식은 모두가 공유하면서 서로 나누어 가집니다. 나누어 줄 것은 인간이 소유한 모든 것입니다. 건강, 지식, 경험, 선행, 착한 양심 등, 나누어 줄 것이 너무나 많이 있으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며 자기 안에 가두어 살고 있습니다.

저는 아침 5시 삼종 기도를 끝나고 옆의 형제와 사랑의 소리를 나누어 받고 행복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제 독일에서 돌아오는 오도 아빠스님이 80이 넘은 나이에 혼자 인천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구미 터미널에 도착, 나는 4시부터 기다리다가 모시고 돌아온 일이 있었는데, 한 독일 수사님이 성체조배 하는 저에게 와서 "어제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시간과 배려를 나누어 준 것이 감사로 돌아온 것입니다. 나눌 것은 빵만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나누어 서로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도도 나누고 대화 속에 양심의 소리를 나누고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발하는 말씀으로 산다.>

나눔은 소멸이 아니라 더욱 풍요로움이며 더 많은 것을 만들어 냅니다. 어린아이가 내어준 빵과 물고기는 오천 명을 먹이고도 남았다는 말은 바로 '나눔은 더 풍요로움.'이란 말입니다.

빈곤층, 저소득층,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들뿐 아니라 무능력한 사람, 무기력한 사람, 무시당하는 사람, '무'자가 붙은 층의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일어날 수 없습니다. 남의 힘을 받아야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힘 있는 사람, 지식을 가진 사람, 지혜를 체험한 사람, 무엇인가 능력을 갖춘 사람이 가진 바를 나누어야 약한 사람들이, 가련한 사람들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조금 가졌다고 가진 바를 자랑이나 하거나, 조금 안다고 자기 자랑만 하거나, 조금 높은 자리나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권력을 남용하고 힘없는 사람 억압한다면 빵 외에 다른 것을 나누어야 함을 모르는 사람이며 자신뿐 아니라 남도 어렵게 합니다.

오늘도 못 가진 사람에게 힘없는 사람에게 어려움을 겪고 사는 이들에게 가진 바를 나누고, 힘이 되어 주고,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

"주님 저는 행복합니다. 손으로 나누고, 발로 나누어 주러 갈 수 있고, 눈으로 본 것을 보여주고, 나의 생명을 사랑으로 나누어 줄 수 있어 오늘 하루도 행복한 날이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