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마리 중 잃은 한 마리 양 <요한 13,21ㅡ33, 36ㅡ 38.>

잃은 양의 비유에서 주님은 착한 목자로서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다고 하셨지만, 오늘 복음은 잃은 한 마리 양에게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하시면서 주님을 배반하려는 것을 아시고 버려두셨습니다. 조금 모순되는 말처럼 느껴지지만, 여기에는 주님의 구원 계획에 또 다른 차원이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인류를 구원하려 하셨지만, 인간의 고집이나 교만 때문에 교정되지 않는 일은 버려두시어 그가 행하는 대로 하게 하십니다.

자연의 이치도 비가 와야 강물이 흐르고 강물이 흐르는 곳에 생명이 생기를 얻어 살아나지만, 비가 지나치게 오면 강물이 넘쳐 홍수가 나고 많은 생명이 죽게 됩니다. 생명과 죽음이 인간사에 필수 조건인 것 같이 빛과 어둠이 존재의 근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선과 악이 한 사람 안에 현존하는 것 같이 다만 지혜와 하느님의 은총으로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는 양심의 소리가 각자 안에서 책임을 지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죄를 물을 수 있는 근거는 각자에게 주어진 양심 때문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양심적 행동에 책임을 지고 양심을 거스르면 문책을 받고 그 양심의 존엄성은 아무도 간섭할 수가 없으며 양심의 독립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배반자의 양심을 주님은 어찌하시지 못하고 버려두셨습니다.

양심은 어쩔 수 없이 오류를 범할 수 있어 잘못된 양심은 오랜 기간 양성과 교육과정을 통해서 바른 양심으로 교정될 수 있습니다.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배우지 못하면 올바른 양심을 가질 수 없어 지속해서 반성과 교육을 통해야 합니다. 양심 교육의 본질은 하느님의 계명을 깨우치는 것으로 율법의 정신은 사랑이므로 사랑을 익히는 것입니다.

실천적으로 사랑하라! 그러면 깨우치리라. 사랑하라! 그러면 바른 양심을 가질 것이다. 사랑에 익숙한 삶을 사는 것이 올바른 양심적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유다는 결국 양심 없는 행위를 하여 주님을 거스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모든 사람이 양심을 깨우치고 바른 양심을 가지기 위하여 사랑을 실천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