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마르코 16, 15ㅡ20.>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의 의무를 명하시고, 사도들은 하나같이 목숨을 내놓고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이 사명은 15세기까지는 서양을 중심으로 전파되다가 일본, 중국, 아메리카대륙, 아프리카 오지까지 전해지고 한국에도 18세기에 이르려 복음이 전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선교사들의 목숨을 내놓고 전해진 결실입니다. 선교사들은 단순히 신앙의 진리뿐 아니라 서양의 문화와 문명을 함께 전하면서 세상이 서구화되어 갔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리스도의 진리가 서양교회로 알려지고, 미국으로부터 들어온 프로테스탄 교회는 미국의 문명을 타고 들어와 미국 교회로 알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이 자신의 생활 양식을 전해주는 것으로 사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참 하느님의 사랑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전하는 것이며, 지역적 하느님이 아니라 온 인류의 하느님이신 것을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영원으로부터 계신 하느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신 나머지 아들 예수를 보내시어 하느님이 사랑이심을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이는 자기 나라의 문명이나 제도나 문화가 아니라 복음 선포지의 현존하는 하느님을 연구 검토하여 토착화된 교리를 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복음이 전해지기 전에 한울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중국의 공자도 세상의 창조를 말씀하셨으며, 신과의 교감을 무술 신앙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성경의 시편을 알기 전에 우리나라는 시조가 있어 자연을 노래하고, 인간을 노래하고, 찬미 찬송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주려고만 하지 말고 좋은 것을 찾아 함께 하는 것을 찾아 적응하였으면 제사 문제 같은 것도 쉽게 이해하고 큰 어려움 없이 복음이 전해졌을 것입니다.

서양의 생활 방식을 주입 시키지 말고 화합과 일치의 길을 찾아 선교에 임해야 합니다. 선교사들이 어느 지방에 가든 그 나라 말을 배워야 복음 선포가 가능한 것 같이 말뿐 아니라 그 지방의 습관 관례를 알아야 복음 선포가 효과적이고, 하느님이 알려지고, 믿음으로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인간의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시고 함께 하신 것 같이 선교사는 그 지역의 현상에 적합한 교리와 복음 선포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도 선교사나 사목자나 파견된 곳에서 그 지역의 형편을 바로 알고 그에 적응한 복음 선포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