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수도원 건축 기금 마련을 위한 5인 전시회

10. 15. 水~ 10. 21. 火

장소 / 인사동 모란갤러리(現화봉갤러리)

전화 / 02-737-0057

이춘만 / 김일영 / 변진의 / 한혜선 / 장상건

● 일 정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 강의 10월 15일 _ 5 pm

Opening 10월 15일 _ 6 pm

이형우 아빠스님의 인사말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자리 저희 수도원의 복구를 위한 전시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기묘하게 안배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전시회를 위해 지난 1년 4개월간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신 이춘만, 변진의, 김일영, 한혜선, 장상건 다섯 미술가들에게 공동체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년 7월 어느 날 저는 가톨릭 미술가 다섯 분이 찾아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수도원 화재가 난 지 석 달밖에 안 된 때였고, 화재보험조사를 위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탄내가 심히 나고 사방에 널려 있는 숯덩이들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분들은 수도원 화재의 비보를 듣고 수도원을 사랑하는 마음에 수도원 재건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뜻을 모았으며, 근 1년 동안 작품들을 준비하여 전시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말하였습니다. 저는 그 계획을 듣고 너무나 고맙고 감격한 나머지 마음속으로“하느님, 이들의 마음과 머리에 놀라운 영감을 주시고 그들 손끝에 힘을 주소서.”하고 기도했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작은 머리로 어떻게 하느님의 깊고 크신 뜻을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많은 은혜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것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과 형제자매들의 도움 덕분이라는 현실을 보면서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리고 교회와 이웃들에게 더 봉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물질적으로는 큰 피해를 보았지만 영적으로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이 어찌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겠습니까! 수도원과 성당의 골조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년 9월에 거행될 베네딕도회 한국진출 100주년 행사에 맞추어 공사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우리 수도선배들은 서울, 이북 덕원, 만주 연길 그리고 왜관에서“기도하고 일하라.”는 모토 아래 복음 선포와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충실히 생활하였고, 어떤 이들은 목숨을 바쳐 순교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베네딕도회는 전통적으로 전례를 아름답고 성대하게 거행하며, 지역교회의 성미술을 위해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일해 왔습니다. 선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이 전통을 고이 이어가고 더욱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베네딕도회의 중요한 영성 중 하나인‘손님 환대’는 손님들을 정성껏 접대한다는 차원을 넘어, 수도자들이 손님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수도원 성당을 찾아와 시간전례나 미사에 참례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거의 모든 주일미사에 2-3개 본당의 예비신자들이 세례성사를 앞두고 수도원에 와서 전례에 참례함으로써 ‘하느님 체험’또는 ‘신앙 체험’을 하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일입니다. 또 여름철과 겨울철에 네 차례 실시하는 ‘수도생활 체험학교’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특별한 신앙체험을 하고 있으며, 그 영성을 계속 이어가려는 이들의 모임인 ‘베네딕도 벗들’의 회원 수가 2,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왜관 수도원이 오늘의 교회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길은 신자이든 비신자이든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영혼의 쉼터, 마음의 샘터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은 그분의 자녀들인 모든 이들의 집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집의 종들인 수도자들은 그분의 자녀들을 정성껏 모시고 함께 하느님께 더 아름다운 찬미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런 뜻에서 이번 전시회가 이 모든 사정을 승화시켜 하느님 안에서 값지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시베리아의 한 작은 성당에서 부활밤 전례에 참례한 다음 벅찬 감격에 넘쳐 외쳤다는 다음 글귀가 생각납니다.

“미(美)가 세상을 구원하리라.”

왜관 수도원에서

이 형우 시몬 베드로 아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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