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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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7-10 21:43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서 사부 대축일 인사 올립니다.
 글쓴이 : 아타나시오
조회 : 11,406   추천 : 0  
+ 그리스도께 영광!

사부 성 베네딕도의 축일을 맞이하여 늦게나마 인사 올립니다.
이미 아빠스님께는 이메일로 소식을 전했지만,
형제들께 인사를 소홀히 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 가득합니다.

저와 엘마르 신부님은 독일에 잘 도착해서
이곳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 형제들의 관심과 도움 속에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말이 수월치 않고, 따로 독일말을 배우지도 않고 있어
의사소통은 조금 힘들지만,
나름대로 이곳 형제들이 눈치껏 알아들어 주고,
배려인지, 아니면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자랑인지
아무튼 영어로도 말을 걸어주어
독일어 몇몇 단어와 영어 단어를 조합해서
필요한 거 있으면 받아내고, 물어보고 하는 정도 선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형제들의 영어는 도무지 발음조차 알아듣지 못하겠지만요...)

오도 아빠스님과 안셀모 수사님도 잘 지내시고,
오도 아빠스님은 이 달 말께에 한국에 다시 돌아가신다고 하시고,
안셀모 수사님은 내일 디고스 수도원의 요청에 따라(아마 무슨 건축 설계?)
몇 달 동안 디고스에서 지내실 예정이랍니다.

저는 지지난 주부터 라바누스 신부님께 레슨을 받고 있는데,
매일 한 시간씩 시간을 내 주셔서
차근차근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막무가내로 음악 기초도 없이 오르간을 쳤었던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오르간 음악이나, 반주 이론에 앞서서
아주 기초부터, 처음부터 그냥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에서 나오도록 계속해서 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오르간 작품을 잘 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레고리안 반주에 기초가 되는 중요한 거라고 합니다)
레슨 중에 얼마나 "Noch einmal"을 들었는지...

어제는 서울대교구 신학생 3명이 유럽 베네딕도회 탐방을 다니다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엘 왔는데,
한국 사람이 있다는 얘길 듣고서 저를 만나고 싶어해서
아직 길도 헤메는 제가 용감하게 수도원 안내를 했습니다.... 만
결국 돌아오는 길을 잃고 눈치보며 클라우수라 안쪽 길을 통해서 금속공예실로 와서 뒷문으로 나와
정문으로 돌아갔습니다.

여기는 지금 오후 2시 반인데, 한국은 지금 끝기도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어갈 시간이겠군요.
저도 조금 있다 있을 제1 저녁기도에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카엘 아빠스님은 스카일러 수도원의 종신서원 주례와 거기 설립 몇 주년인가... 그것때문에
7월 13일에나 오신다는군요. 첫 날 잠깐 뵙고 아직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아무튼 공동체 형제들 모두 기쁜 사부 대축일 되시길 빕니다.

- 아타나시오 수사 올림

(첫 사진은 제가 오르간을 연습하는 지하경당 Krypta고, 둘째 사진은 제가 연습하는 오르간입니다.
확실히 이곳엔 전자오르간이란, 없네요.... 그저께는 도미니쿠스 신부가 자기 방엘 데려갔었는데,
개인 오르간마저도 파이프오르간이라니...)